INTEREST2010. 2. 25. 23:23

어렸을 땐 참 야구글러브 갖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.
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때는 야구글러브란 '넘볼수 없는', '고가의' 놀이감이었고
'부유한' 친구들만이 갖고 있는 전유물이었다.
(이상하게 내 친구들중 부유한 친구들은 없었다. 그래서 글러브 구경하기도 힘들었다.)

그 동안 글러브는 커녕 야구에도 별 관심을 못 갖게 되었다.

그러다 회사에서 야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었고 자료조사라는 명목으로 글러브를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다.

바로 요녀석. 윌슨에서 나온 초 저가형 글러브 A440이다.
초 저가형이라고는 하지만 당시 내 주머니 사정으론 이것조차 엄청난 고가로 느껴졌다.
(아직도 그렇다)

이 때부터 글러브 길은 어떻게 들여야 하고 보관은 어떻게 해야하고 온 인터넷을 다 들춰서 찾아보곤 했다.
그렇다고 길을 잘 들인건 아닌듯하다.



글러브질을 하면 이렇다. 정면에서 글러브질 한 사진도 찍었으나 잘 안나와서 이것만 올린다.




돈피이기 때문에 상당히 약하다. 그래도 찢어지거나 하진 않았다.
난 모든 물건을 소중히 다루기에...ㅋ
처음 길들인 글러브치곤 나름 나쁘진 않은 것 같다.
어차피 처음 왔을때부터 그리 하드하지 않아서 딱히 길들였다는 표현도 좀 그렇다.



처음보다 많이 꼬질꼬질 해 졌다.
글러브를 샀지만 공을 던져줄 사람이 없어 낭패를 보기도 했고..
자꾸 만지려는 주변 사람들때문에 노심초사 하기도 했고...
뭐 다 추억인게지..ㅎㅎ

아무튼 정든 글러브지만 이제 내 손을 떠난다.
동생이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귀국하였기 때문에
이 글러브를 동생한테 주기로 했다.

물론 난 하나를 더 샀다.ㅋ
무엇보다 같이 캐치볼을 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즐거울따름이다.
Posted by 나무그늘아래